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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로 마음 다스리기

400만 관객 돌파 <남산의 부장들> 마케팅 분석과 리뷰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극장가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남산의 부장들>이 꾸준한 흥행세로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를 관람한 리뷰와 어떠한 마케팅을 활용했는지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모든 이미지의 출처: Daum과 Naver 영화 공식 페이지에 업로드되어 있는 소스]

 

 

목차

# 선재 (포스터, 예고편)

 

1) 인터내셔널 포스터 & 예고편

 

 

<남산의 부장들>은 인터내셔널 포스터를 먼저 공개하며 전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작이라는

포지셔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이병헌의 모습을 기반으로 한 포스터는

실제로 SNS 상에서 ‘기존 한국영화의 포스터와 다른 이미지’, ‘기대된다’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영화보다는 조금 더 높은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국내판 포스터를 공개할 때, 해외 컨텐츠 공개 당시의 뜨거운 반응을 활용하여

최고의 기대작임을 꾸준히 강조했다)

 

2) 스페셜 전단 (한정판)

 

 

인터내셔널 포스터 비주얼을 활용한 스페셜 전단을 12월 24일부터 전국 약 200개 극장에

선 배포했다. 크리스마스/연말 연휴 시즌 극장에 관객들이 붐비는 성수기를 활용,

소장가치 있는 전단을 배포해 효과적인 노출을 공략한 듯하다. 

 

3) 국내 포스터 & 예고편

 

 

일명 ‘귓속말 포스터’라는 타이틀로 4명의 배우들이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컨셉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흔들린 충성, 그날의 총성’ 키카피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포스터는

영화의 톤과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그려낸 것 같다.

 

4) WHY 히스토리텔링 영상

 

 

 ‘왜 김규평(이병헌 역)은 총성을 당길 수밖에 없었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컨셉의

 특별영상을 제작했다. 마케팅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포커스보다는 그 사건을 일으킨

 인물이 ‘왜 그것을 하였는지, 어떤 마음이었을지’에 집중한 것 같다.

 특히, 이 영상은 이병헌 배우가 직접 나레이션을 진행하여 몰입감을 더욱 높였다.

 

5) 캐릭터 예고편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그리고 박소진 배우까지

개봉 초반 이병헌 캐릭터에 집중하던 것에서 개봉 후반에 가까울수록

박소진까지 조금 더 풍성한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컨텐츠를 공개했다.

내용들이 이전 컨텐츠에서 보여준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이병헌 외 캐릭터들을 조금 더 보여주고 연기파 배우들의 시너지를

어느정도 효과적으로 보여준 듯하다 😊

 

 

# PR

- 외적 포인트

1) 논픽션 베스트셀러 원작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약 2년간 연재된 취재기를 기반으로 출판된 동명의 베스트셀러로

한/일 양국에서 총 52만 부가 판매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원작자 김충식의 추천사도 함께 공개해 영화가 원작을 훼손하지 않았으며

더욱 완성도있게 그려졌음을 강조했다.

 

2) 해외 대규모 로케이션

 

한국 근대사 사건을 그린다는 점은 해당 사건에서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에 한정되어

사이즈감이 작거나, 역사물에 관심이 없는 관객에게 영화적 볼거리가 충분한 영화라 어필되기 힘들 수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한국-미국-프랑스 3개국을 오가는 대규모 로케이션 과정을 공개하며

리얼리티를 살린 영화의 완성도와 사이즈감을 부각했다.

특히, 이제껏 한 번도 한국영화의 로케이션이 허락된 적 없었던 파리 방돔 광장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한 점 또한 하나의 포인트로 활용하였다. 

 

3)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의 두 번째 만남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로 인해 사실상 시험대에 섰다고 볼 수 있었다.

<내부자들>은 흥행은 물론 연출면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차기작이었던 <마약왕>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여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마약왕>이란 타이틀은 최대한 배제한 것 같고

<내부자들> 타이틀은 활용하되 이병헌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신뢰감과 기대감을 형성했다.

 

 

- 내적 포인트

1) 이병헌X이성민X곽도원X이희준 연기 시너지 

 

영화적 볼거리로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배우들의 연기에 포커싱을 맞췄다.

특히, 이희준의 25kg 증량 등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준 적 없던 배우의

외적인 노력도 함께 부각해 기대감을 높였다.

 

2) <내부자들> 우민호 사단의 제작진

 

충무로 베테랑 제작진들의 필모그래피를 부각하여 웰메이드 영화임을 강조했다.

고락선 촬영감독 (<내부자들><범죄와의 전쟁><택시운전사> 등)

조화성 미술감독 (<베테랑><신세계><내부자들> 등)

조영욱 음악감독 (<올드보이><신세계><택시운전사> 등)

위에서 보듯 특히 <남산의 부장들>에 기대를 걸 만한 관객들이 한번쯤은 보았을

작품들은 언급해 신뢰감을 더했다.

 

 

# 기타

 

1) 홍순식 작가 프리퀄 콜라보 웹툰

 

 

느와르 장르의 웹툰으로 호평받아온 홍순식 작가와의 협업을 진행,

영화 속 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웹툰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영화에 나오지 않는 박용각 캐릭터-곽도원 역-가 내부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등을 그렸다)

사실 이런 콜라보 웹툰은 언젠가부터 타 작품들에서도 꽤 많이 진행되었던 것 같은데

영화를 본 관객들이 박용각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한 번쯤 찾아볼 만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아예 없었던 것 같지는 않다.

 

2) 방송인 김구라 콜라보

 

- 메가토크

대부분 이런 영화 행사의 모더레이터는 영화평론가들이 진행을 한다.

헌데, <남산의 부장들> 메가토크의 모더레이터는 김구라였고 꽤 신선하고 재밌다고 생각한다.

라이브 행사라 위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촌철살인 토크’라는 컨셉 하에

조금은 다른 재미가 있는 영화임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생각보다 영화 행사들은 ‘다 거기서 거기’의 느낌이 많았는데, 조금 특별하고 신선했다.

아마도 다른 영화보다 언론의 관심도 높았을 것 같아서 기사나 컨텐츠 게재가

타 행사들보다는 많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 리뷰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딱 한 장면이 있었다.

마지막에 남산으로 가지 않고 차를 돌려 육군본부로 향하는 신이었는데, 위에서 아래를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부감샷이었다.

영화 속에는 다시 생각해보면 어떤 갈림길에서 인물들이 선택을 하고, 자신의 길을 갈 때

부감샷을 다른 작품들보다 더 많이 사용한 듯하다.

우민호 감독은 그런 중요한 선택지에서 어떤 하나의 인물에 초첨을 두지 않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부감샷을 통해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던 건 아닐지 생각했다.

때문에 나는 ‘만약 순간순간에 인물들이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저 선택을 할 때 어떤 감정이었을지’ 등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말할 필요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뿐만 아니라, 정해진 사건을 단편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꽤나 섬세한 고민의 순간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연출도 매력적이었다.

<마약왕>은 잊고 <내부자들><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우민호 감독을 기억해 보려고 한다 :)